[스트롱코리아 포럼 2018] "지구 주변 수백개 큐브 위성, 처음엔 '괴짜 아이디어' 놀림 받아"

입력 2018-05-31 17:53  

기조연설 - 피트 워든 美 브레이크스루賞재단 이사장

머스크-베저스 우주개척 경쟁 흥미진진
룩셈부르크선 '소행성 자원 채굴' 도전
자유롭게 도전할 수있는 환경 만들어야



[ 임현우 기자 ]
“세계 곳곳에서 젊은 기업가들이 우주 분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정말 가슴 뛰는 일 아닙니까? 물론 그들의 대부분은 실패할 겁니다. 하지만 그들 덕분에 우리는 다른 행성에서 살고, 자원을 캐오는 시대를 맞게 될 겁니다.”

피트 워든 미국 브레이크스루상재단 이사장(69)은 31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18’ 기조연설에서 “우주 개척을 앞당기려면 젊은이들이 작은 프로젝트부터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 노벨상’이라 불리는 브레이크스루상 운영을 총괄하는 그는 이날 ‘꿈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현실에서 구현할 것인가’를 주제로 연설했다. 워든 이사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소장을 지낸 천문학자 출신으로, 국내외 우주 연구자 및 기업인들과 폭넓게 교류해 왔다.

◆“머스크 vs 베저스 경쟁”

워든 이사장은 우주를 향한 도전에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표적 사례는 ‘화성 개척’을 목표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 이 회사는 올 들어 세계 최대 규모의 적재능력을 갖춘 ‘팰컨 헤비’와 10회 이상 재사용이 가능한 ‘팰컨9’ 등의 로켓 발사를 성공시켰다. 그는 “NASA도 하지 못한 일을 머스크가 하고 있다”며 “이젠 NASA가 머스크의 로켓을 활용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는 ‘달 개척’을 내걸고 있다. 지구 환경을 해치는 각종 중공업 설비를 달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워든 이사장은 “머스크와 베저스를 개인적으로 모두 잘 안다”며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에 적극적인 두 사람이 흥미진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도전이 실리콘밸리에서만 가능한 게 아니다”고 했다. ‘기술국가’와는 거리가 멀던 뉴질랜드에서 최근 우주 스타트업 로켓랩이 첫 로켓 발사에 성공해 수십 대의 주문을 받아냈다. 룩셈부르크에선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소행성 자원 채굴’에 도전하는 스타트업만 열 곳이 넘게 활동하고 있다. 워든 이사장은 “한국에도 눈에 띄는 우주연구 시설이 많다”며 “민간기업의 참여를 늘려 정부와 적극 협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괴짜 아이디어가 혁신이 된다”

워든 이사장은 “기초연구에서는 ‘괴짜’ 같은 아이디어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상해 보이는 아이디어가 혁신적인 기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큐브 위성(네모난 초소형 인공위성)’을 사례로 들었다.

“큐브 위성 얘기가 처음 나왔을 때 다들 ‘해상도가 떨어진다’며 부정적 반응 일색이었습니다. 하지만 제안자들은 꿋꿋하게 연구했지요. 지금은 지구 주변에 수백 개의 큐브 위성이 돌면서 다양한 영상 정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워든 이사장이 총괄하는 브레이크스루상재단은 이런 ‘튀는 생각’을 장려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다. 2012년 제정된 브레이크스루상은 매년 생명과학·수학·기초물리학 분야에서 노벨상의 세 배인 1인당 300만달러(약 32억원)의 상금을 준다. 유명 벤처투자자 유리 밀러,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텐센트 창업자 마화텅 등이 재원을 댔다.

이 재단은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인류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각종 연구도 지원하고 있다. 현존하는 우주선보다 1000배 빠른 우주돛단배를 개발하는 ‘스타샷’ 사업도 추진 중이다.

워든 이사장은 “‘지구 바깥에도 생명체가 있을까’ ‘인간 외에 또 다른 고등생명체가 있을까’ ‘우리가 행성 사이를 여행할 수 있을까’라는 세 가지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해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패 용인하는 연구실 만들라”

연설이 끝난 뒤 열린 대담에서 김승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명예교수(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는 “한국은 독자 로켓을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아직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워든 이사장은 “우주 연구는 성공하기 쉽지 않다”며 “정부가 사업을 주도하더라도 연구자들에게 ‘실패해도 괜찮다’고 계속 독려해 부담은 덜어주고 주인의식을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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